십대 아이들이 도둑질하러 들어간 집에 훔칠 물건이 없자,
그 집에 있던 강아지를 세탁기에 넣고 온수로 세탁기를 돌려 죽인 마당에도....
성리중학교 교사 이x경이 학생을 폭행했고, 겨우 직위해제 정도의 처분만 받은 이런 마당에도...
(아.........가슴 답답하다.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 현실이.
수원시 권선구에서는 대형마트가 들어오면서 아파트 경관을 좋게 보수해주겠다며 길고양이집들을 다 철거해버렸고
그에 해당 동장께서는 길고양이 밥 주지 말라는 경고문을 아파트 입구에 친절히 붙여주시는 이런 세상)
우리 비똥이는 사료 몇 알 흡입해 주시고
힘이 없는지 저러고 이불 위에 쓰러져 계신다.
골치 아픈 현실사를 너까지 고민할 필요는 없어, 비똥아.
너는 건강하고 밝게만 옆에 있어 주면 돼.
-뭐라는 거야..
좀 닥쳐주겠나.
그래서 비똥이를 위해 준비했다.
양지머리와 북어채
남편 술 마시고 오면 북엇국 끓여주라며
친정엄마가 손수 손질해서 주신 건데, 이걸로
단 한번도 북엇국 끓여준 적 없다.
뭐가 예쁘다고.
비똥이는 내가 주방에서 무얼 하든 관심없는데.
고기 만지면서 "비똥아, 맛있는 거" 했더니
휘리릭 달려와 주신다.
-집사님하, 그 솜씨를 기대해도 되겠소?
참기름 조금 두르고
소고기 먼저 센불에 볶다가 물에 적신 북어채 넣고 좀더 볶고
물 붓고 충분히 국물 우러나도록 끓였다.
음~~ 맛있어 보이는~~~
괜한 욕심에 밥도 한 숟갈 정도 말았는데....괜히 말았어 괜히 말았어.
비똥이랑 9년째 살면서 이런 걸 내가 비똥이에게 바쳐본 적은 없었던지라..
비똥이도 새삼 당황.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국물부터 쩝쩝쩝...
그 소리도 맛있게 쩝쩝쩝이었는데.
.
.
.
비똥이는.........
국물이 왜케 많은겨??!! 고기가 안 봬 안 봬......
아우~~~~~~~이눔의 귀털
내가 먹는 게 귀털이더냐, 고깃국물이더냐
우선 급한대로 노랑고무줄로 귀는 좀 묶고..
얼굴을 볼 수가 없군.
한참을 흡입한 뒤 비똥이가 고개를 들었을 때
내가 상상했던 건 이런 거다.
아주 맛있게 먹어 깨끗이 비운 그릇.
(비똥이가 약 먹고 난 후 접시)
.
.
.
.
.
.
.
.
.
.
.
.
.
.
.
.
.
.
그러나 남겨진 그릇 꼬라지하고는~~
밥만 빼놓고 고기만 골라 먹는 신공이란.
역시 국물은 맛있어서 쩝쩝거렸던 게 아닌거다.
고기를 먹기 위한 최소한의 노동??
- 아웅~~물도 맛있쪄맛있쪄~
.
.
.
.
.
.
.
.
.
.
.
비똥이만 고깃국물 먹였다는 거 알면 남편 삐칠까봐
따로 냄비에 담아 파, 마늘, 소금 넣고 끓인 후 내놓았는데...
비똥이란 넘, 지가 먹던 거랑 똑같다며,
지가 먹을 걸 왜 남자가 먹고 있냐며,
밥상 앞에서 레이저를 쏘고 있다.
- 개 국 뺏어 먹는......
넌 뭐냐??
'강아지 > 비똥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택배를 대하는 비똥이의 자세 (0) | 2011.05.24 |
---|---|
쓸쓸한 두 남자의 뒷모습 (0) | 2011.05.12 |
채점도 비똥이와 함께 (0) | 2011.04.30 |
비 내리는 금욜 아침. (0) | 2011.04.23 |
냄새만 맡다 끝난 비똥이의 산책. (0) | 2011.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