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좋을 때 산책 한 번 더 나가자고 휴가를 냈다.
아침잠 많은 우리 비똥이, 아침에 충분히 재우고 오후에 나왔는데.
산책 가자 꼬셔놓고 병원으로 오니
개짜증나는 비똥.
짜증난다 병원을 돌아다녀본들
원장님한테는 짜증낼 수 없으니 진료실 갔다 돌아나오고
애먼 난로에다 화풀이를 똭.
10년 꽉 채우고 난생 처음 정기검진을 받았다.
한 시간 가량 검진 받으면서 스트레스 만땅되신 비똥.
이제 제대로 된 산책하자며 산책길 접어 들었는데
두 놈이 양쪽에서 길을 막네~
수적으로 열세!
아놔~~개짜증.
<가진 거 다 내놔!!
털어서 나오면 뒤진다~퓔!>
<이 느낌 이거 뭐지?>
두 놈들한테 털리고 애먼 데서 영역 표시를 똭!
<참자 참자>라며 꽃보다 견! 놀이를 한참 하고 있는데
<이건 또 뭐!>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이젠 좀 걷나 했더니 금세 발걸음을 잡고.
것도 모자라 의자에 앉히고
<산책하자 그러지 않았어?>
<이런 거 참...시르다.
이런 산책 시르다...>
<쫌 가자??!! 엥간히 잡아라!!>
그리고 한참을 가는데 이건 또 뭐.
<야! 가진 거 다 내놔!>
대놓고 탐색질을 하는 견님.
아...가여운 비똥 ㅠㅠㅠ
사람에게 치이는 나나, 온갖 개들에게 치이는 너나.
걍 인기가 많은 걸로!
<야, 으디 가!!>
<이건 뭐지?>
<나 오늘 산책길, 뭐한거지?>
<그래 인기가 많은 걸로!>
<다 그럴 수 있습니다!>라고 결론짓는 걸로.
한잠 푹 자고 일어나면 낫는걸로!
휴가내고 애써 산책 다녀온 거 같은데, 사진 속 비똥이는 전혀 웃고 있질 않고.
그래서 글을 쓰다 보니 마치 내 상황을 푸념한 것처럼 이상하게 흘러버린 글.
101번째 시작을 이렇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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